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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번째 앱 출시 이야기

DesignThinker 2021. 1. 16. 21:01

앱이 만들고 싶었던 이유

디자인 에이전시를 다닐때나 자사의 SW를 만드는 지금의 회사에서나 내가 원하는대로는 제품을 만들수가 없다.

나에게 그런 권한도 없거니와 내 의견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고 내 생각이 가장 프레시하지도 않다. 불합리적이라 느끼는 것도 나에게만 해당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겸손한 믿음만으로 내 의지를 꺾어가다보면 직장생활이 더 신물이 나고 몸 어딘가가 결리는 느낌마저 든다.

나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며 내가 원하는대로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 겸손했던 믿음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스스로 깨닫고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라 생각한다.

창작 욕구. 내가 뜻하는 대로, 내가 예상한 대로, 내가 바라는 대로 밀고나갈 수 있는 나만의 루트가 있다는 것은 욕구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해소하기에 얼마나 적절하겠는가.

독학이 아니라서 가능했던 것들

3년 전에도 앱을 만들어보겠다며 3개월 정도 독학을 했었지만 딱히 내세울만한 결과물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탈잉을 통해 iOS개발 강의를 해주시는 튜터님을 알게 되었고 9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스스로 살을 붙일 수 있는 뼈대를 어느정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독학할 때 했던 실수는 무엇이고 튜터링을 통해 가능해진 것은 무엇일까?

독학할 때

자료는 raywenderlich라는 사이트에서 e-book을 통해 공부했었는데 그 내용은 다시 봐도 잘 정리되어있고 독학 체제로 돌아온 지금도 도움이 많이 된다. 좋은 자료이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느끼는 어려움을 '내가 독해가 안돼서 이해를 못하는걸까'하는 생각에 더더욱 꼼꼼히 보면서 힘을 뺐던것 같다. 그렇게 적은 내용을 붙잡고 씨름을 하다보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기를 반복했고 백수 신분으로서 시간적 여유를 부리기가 더욱 어려워지다보니 상황은 더 좋지 않게 흘렀었다. 이래서 다 때가 있다고 하는가보다.

독학이 아닐 때

가려운 부분을 말하면 긁어주는 사람이 있다. 긁을수록 더 가려운 부분도 있는데 더 긁다보면 상처도나고 도움이되지 않는다며 적정선까지 긁어주고 다음 진도를 나갈 수 있도록 체력 관리를 해주어서 보다 더 멀리 가볼 수 있게 한다. 돈을 아무리 지불하여 매몰비용을 생각하며 더 노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튜터링을 받기 전에도 할부라는 장치까지 둬봤었지만 그 할부금이 나를 움직이게 하지는 못했다. 

P.S. 그래도 독학을 하겠다는 나에게

개인적으로 더이상의 교육비와 시간을 지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기서 더 배우기를 멈춘다면 더 위대한 자아실현은 희박해진다. 나아가 독학이 가능한 상황마저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크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습량이라는게 있겠지만 더 똑똑하고 효율적인 독학 방법이 절실하다. 현재까지의 경험으로 스스로에게 조언을 해보자면,

  1. 잘 몰라도 OK. 모르겠다고 바짓가랑이 잡고 매달리지말자. 다시 찾아볼 수 있게 메모해두자.
  2. 습관화. 타이머 맞춰두고 딱 5분이라도, 노트에 한 줄이라도 기록하자.
  3. 체력 관리. 피곤이 누적되다보면 아주 창의적인 핑계를 댈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이 생기는데 여기에 속지 않는다.
  4. 동기부여. 새로 만들 앱을 통해 실현될 상황을 틈나는대로 스케치해본다.

생애 첫 출시

출시 전에는 심사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되어있다. '애플에서 내 앱을 심사해 주시다니 너무나 영광입니다'와 같은 느낌이었다. 첫 심사는 첫 탈락으로 이어졌지만 탈락까지의 과정만가지고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다녔다. 그 감흥이 무뎌질 즈음 재심사가 통과되었는데 앱스토어에서 내 앱을 검색할 수 있다는 것과 개발자 이름칸에 내 이름을 본다는 것은 역시나 매우 황홀한 경험이었다. 지금은 그 경험마저 무뎌졌지만, 어설픈 오류 상황과 개선할 부분들이 남들 눈에도 띄겠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업데이트라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하더라. 

미세블랙이 첫 출시 제품이 된 것은 탈잉 수업의 커리큘럼에 네트워크 통신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출시까지 이르게 하는 과정 덕분이었다. 별 욕심없이 시작한 앱이었지만 들인 정성만큼 애착이 가는 제품이다. 머릿속에서는 더 멋진 모습으로 동작하는데 현실에서도 그런 앱이 될 수 있도록 계속 가꿔보려한다.

 

2021년 1월에.